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다주신 플라스틱 지구본을 돌려보며 여러 대륙에 흩어진 나라들을 보던 게 엊그제 같은데, 비록 둥글지는 않지만 평평한 화면에서 우리는 보다 실감나는 세계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다.
한 층 업그레이드 된 그것
예를 들어 서울 상공에서 왼쪽 Search 란에 "Egypt"를 입력하면 한 순간에 하늘로 날아 이집트를 바라보게 된다. 화면만 보면 무슨 게임을 하는 것 같지만 그것과는 수준이 다른 지적 즐거움이 있다.
최근 구글 어스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지구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, 내가 보고 있는 좌표에서 올려다 본 우주까지를 '어스'의 범위로 더했다. 공해로 얼룩진 밤 하늘 심지어 햇빛에 가려 볼 수 없었던 낮 시간의 우주공간 속도 실 시간에 맞춰 올려다 볼 수 있게 된 것이다.
지적 유희의 공유
사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한가한 주말 오전, 구글 어스와 함께 반나절을 보내게 된 것은 신문 속 정상회담 기사를 따라가 본 평양 상공에서부터였다. 정상회담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니 카투사 시절 관광지로 찾았던 판문점도 보고 어느새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향 평북 선천, 영변 핵시설, 핵실험을 했던 곳까지 이르렀다.
북한 땅 위에 해외 네티즌들이 남겨 놓은 많은 흔적들은 최근 이슈가 된 장소들에 대한 신문 기사와 관련 정보의 링크를 더해 충분한 이해를 더해준다. 가령 잠수함 기지에 정박된 함정들의 사양과 유사한 러시아의 기술까지. 게다가 산 위에 놓인 북한군 공항과 전투기들의 List. 군사 전문가 못지 않은 프로츄어들의 걸출한 해석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탐사를 했다.
예습과 복습
해외 출장을 앞 두고 방문할 거래선의 사무실 건물과 공장을 미리 살펴보거나, 다녀온 도시의 기억들을 되새기는 것도 중요한 일이자 기쁨이다. 우리 회사가 건축 중인 버즈 두바이의 길게 뻗은 그림자로 높이를 가늠하고, 말로만 듣던 팜 아일랜드를 위성에서 바라보는 것도 또한 즐거운 일.
가보고 싶었던 세상이 있었다면, 다녀온 흔적과 아름다운 기억들의 깊이를 더해가고 싶다면, 가끔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마우스만으로 높 낮이와 세계 곳곳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. 그야말로 "80분간의 세계일주"도 가능한 세상. 점차 더해져 가는 세상의 속도를 피할 수 없다면 즐겨 보자.
'언제나 행복 속에서...' ~~용진~~ |